대장암과 직장암은 각각 대장과 직장의 점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대장암은 대장 점막이 있는 대장이나 직장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S상 결장과 직장에서 가장 자주 생긴다. 아래에서 대장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원인
대장암의 원인으로는 우선 전체 대장암의 약 10~30%를 차지하는 유전성 요인이 있다. 다음으로 우리가 스스로 조절하고 미리 원인을 피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이 있다.
먼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대장암에는 가족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 있다. 가족성 용종증의 경우, 20~30대에게 잘 나타나며, 95%의 환자는 45세 이전에 발병한다.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선종이 대장에 발생하여 설사, 복통, 직장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의 경우, 대장암을 포함하여 각종 암에 걸릴 위험성이 많은 질환이다.
다음으로,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음식 섭취가 있다. 특히 과다한 동물성 지방 섭취 및 육류 소비(특히 붉은 고기) 등이 대장암의 발생을 촉진하는 인자로 작용한다.
또한 비만 환자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IGF-1이 증가하여 장점막을 자극하므로 대장암 발생의 위험성이 높다.
증상
초기 대장암 환자들은 다른 고형암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별다른 자각 증세를 느끼지 못한다. 진행암의 경우 70% 이상의 환자들이 증상을 느낀다.
우측 대장암의 경우, 대장의 단면적이 넓고, 소화물이 머무는 시간이 좌측보다 상대적으로 짧으므로 소화 장애, 혈변(특히 검은색 변), 복통을 느낀다.
우측 대장암이 진행되면 전신 무기력, 만성 실혈에 의한 빈혈 증상인 어지러움, 빈맥, 숨이 차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외에 체중이 감소하거나 우측 복벽에 암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좌측 대장암의 경우, 대장이 비교적 가늘고 소화물이 잘 정체되어 배변과 관련된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혈변(핏덩어리 또는 선혈이 섞인 변), 배변 습관의 변화, 잔변감, 변 굵기 감소, 점액 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외에 체중이 감소할 수 있으며, 직장과 마주하고 있는 방광이 눌리면서 배뇨가 불편해지기도 한다.
진단
건강검진 시 분변 잠혈 반응 검사를 실시한다. 이는 대변에 포함되어 있는 극소량의 출혈까지 확인하여 대장암이 존재할 가능성을 알려 주는 간단한 검사이다. 다만 실제로 대장암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가적인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전체 대장암의 약 2/3 이상이 직장과 에스상 결장(직장 위에 있는 S자 모양의 결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직장 수지 검사와 에스상 결장경 검사를 먼저 실시한다.
집게손가락을 직장 내에 깊숙이 집어넣으면 항문 입구로부터 8~10cm 상방에 위치하는 종괴를 만질 수 있다.
에스상 결장경 검사는 직장수지 검사로 만질 수 없는 상부의 직장 및 에스상 결장까지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대장암의 40~60%가량을 발견할 수 있다.
이보다 더 근위부에 있는 대장암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대장 관장 사진(바륨 관장 사진)이나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 암이 존재하는지 관찰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 용종을 절제하는 치료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암으로 진단된 경우, 암의 침습 정도(암이 대장벽을 어느 깊이까지 뚫고 들어갔는지)나 전이(암이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퍼졌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산화 단층촬영(CT)이나 직장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여 치료 계획을 세운다.
건강검진 시 혈액 중에 암 태아성 항원(CEA)이라고 하는 암 표식자를 측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암 발견을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은 검사이다.
그러나 대장암이 확인된 환자에게는 근치적 절제 수술 후 추적 관찰을 할 때 재발 가능성에 대한 지표로써 의미를 가진다. 또한 수술 전에 암의 진행 정도를 예측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치료
대장암 치료 방법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점막 내에 국한된 경우에는 내시경을 통해 충분히 절제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장암이 점막 하층까지 침범했더라도 내시경을 통해 절제할 수 있다. 그리고 잘라낸 면에 잔여 암 조직이 확인되지 않고 림프관이나 혈관에 침범한 증거가 없다면 추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받으면서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이러한 내시경적 시술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을 피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점막 하층 이상을 침범하는 상당수의 대장암은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장암 수술은 치료 정도에 따라서 근치적 수술과 고식적 수술로 나누어진다. 대장암의 발생 부위에 따른 수술은 좌반 및 우반결장 절제, 전방 절제, 복회음 절제 등으로 나누어진다.
수술 범위는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한다. 이를 기준으로 표준 수술, 최소 수술, 확대 수술로 분류한다.
또한 수술 시 사용하는 기구와 재료에 따라서 전통적인 개복술, 내시경 및 복강경 절제술, 내시경 미세 절제술, 초음파, 냉동침, 레이저, 방사면역지침 및 원격 조종 로봇 수술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수술 기구는 환자의 상태 및 특이성, 병의 진행 정도와 개별 수술자의 익숙한 습관에 따라서 결정한다. 고가의 첨단 기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최고의 수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 외과 의사가 정확하게 수술 기구를 사용해야 한다.
대장암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암을 철저히 제거하면서 생리적 기능을 가능한 유지하는 것이다.
근치적 수술은 가능한 한 미세한 암 병소까지 제거하는 것이며, 고식적 수술은 근치적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환자의 증상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 주는 방법이다.
이러한 수술의 범위는 암의 위치, 암의 성장 특성, 현미경적 소견, 개인 특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근치 수술 방법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은 표준 수술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제2병기 및 제3병기에서 시행하고, 절제가 가능한 제4병기에서도 시행한다.
이 수술은 암 부위와 파급 위험이 있는 장간막, 혈관, 림프절을 동시에 일괄 제거하는 것이다. 특히 직장은 해부학적 구조와 위치가 까다롭고, 골반, 비뇨, 생식기와 매우 근접해 있으며, 중요한 혈관이 분포하고 있으므로, 수술이 매우 어렵다.
이 경우 항문 기능의 보존 여부에 따라 항문 괄약근 보존 수술(저위전방 절제술)과 항문 괄약근 제거 수술(복회음 절제술)로 나누어진다.
최근 20년 동안에는 골반 자율신경을 가능한 만큼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하여 수술 후 배뇨 및 성 기능의 장애를 최소화하고 있다.
최소 수술은 비교적 초기암(제1병기 및 일부 2병기)일 때 시행한다. 절제 범위가 표준 수술에 비해 적고, 장관과 인접 장기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접 전이암을 제거할 수 없고 재발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진행암일 때는 대부분 시행할 수 없다.
최근 내시경 초음파 및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병기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술 전에 적절하고 안전하게 항암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면서 최소 수술을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확대 수술은 국소 재발의 위험성이 큰 주변 장기 파급암과 재발암일 때 시행한다. 골반림프절 근치 절제, 골반 장기 적출술, 전이암 절제 수술 등이 확대 수술에 해당한다.
수술 범위가 크고 수술 시간이 길며, 수술 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표준 수술, 최소 수술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이 동반되는 빈도가 빈번하다.
고식적 수술은 증상 완화 수술이다. 진행암 때문에 소화관 기능 부전에 심각한 영양 결핍, 대사 장애, 대장의 특성상 파열이 동반되는 경우, 심각한 감염성 합병증, 통증, 출혈의 제거 및 예방을 위해 시행한다.
여기에는 고식적 절제술과 장루를 만들어 주는 장조루술, 병변 부위를 우회시켜 장관을 연결해 주는 우회술 등이 있다.
과거에는 항암 화학 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수술 후 잔여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보조적인 치료 수단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약제와 치료 방식이 개발, 적용되어 수술을 보다 근치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 말기 암에서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한 고식적인 목적으로도 사용되며, 수술과 함께 근치 수단으로 병용되기도 한다.
화학 요법은 근래 암세포의 생물학적 특성과 대사를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괄목할 만한 치료 효과를 얻고 있다.
이 방법은 대체로 제2병기의 위험군에서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제3병기, 제4병기에서는 각각 근치 수술 후에 재발 방지와 잔여 암의 사멸 및 성장 억제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며, 대략 10~45% 정도의 억제 효과가 있다.
항암 치료 시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에도 약물의 독성이 파급되므로 다소간의 합병증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합병증에는 소화기 장애 및 장염, 면역 억제, 피부 소양증 및 탈모, 신경계 독성, 신장 및 간독성이 있다.
이러한 합병증은 보조 치료제 및 완화 요법을 이용해 다소 경감시킬 수 있으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대부분 직장암에서 사용한다. 제3병기 이후에서 수술 전이나 후에 시행한다. 수술 전에 사용하는 경우 절제 범위를 줄이거나 하부 직장암일 때 항문 괄약근 보존술을 가능하게 한다.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면서 동시에 항암제를 투여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이외에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식적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는 괴사 및 염증성 합병증의 감소, 통증 및 출혈 조절, 장폐쇄 경감을 목적으로 한다. 방사선 치료의 경우에도 암 조직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에 방사선이 일부 투여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에는 창상이 잘 아물지 않는 증상, 피부 괴사, 골수 기능 억제, 직장염 및 출혈이 있다.
최근 방사선 조사에서도 기술적인 측면과 치료 방법이 향상되었다. 암 부위에 보다 많은 용량을 투여하여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정위방사선, 사이버나이프, 양자선 및 중입자선 치료를 시행한다.
경과/합병증
대장암은 정상 대장 점막에서 초기 선종, 진행 선종의 단계를 거쳐 암으로 발전한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까지 가는 데 10~18년이 필요하다.
정상 대장 점막세포가 용종(폴립)으로 변하는 데 7~10년,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는 데 3~8년이 걸린다. 따라서 대장암은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면 충분히 조기 진단하거나 전암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암 단계에서 발견된 대장암은 대부분 내시경적 용종 제거술로 치료할 수 있다. 아울러 대장암의 원인이 되는 과다한 동물성 지방 섭취 및 육류 소비를 줄이고 섬유소 섭취를 늘리는 식습관 개선 등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의사항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은 아래와 같다.
- 육류, 계란, 우유 제품, 샐러드에 넣는 드레싱, 기름 등의 음식물을 제한하여 지방질의 섭취를 줄인다.
- 과일, 채소 등과 같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많이 섭취한다.
- 비만이 있는 환자는 체중을 조절한다.
- 금연하고 절주한다.
- 50세 이후에는 정기 검진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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