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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육 과제
초등교육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로서 초등교육론의 역사는 대단히 일천하다. 그리고 초등교육이 중등교육과 구분되는 자율적인 영역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초등교육론은 중등교육론이나 고등교육론으로부터 제대로 분 리되어 있지 않다. 사실 초등교육 이론가들이라 할 교육대학의 교수들은 대부분이 사범대학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며, 이들이 교육대학이나 초등교육을 위한 특별한 문제의식이나 이론적인 논의로 무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대학의 교사양성 프로그램과 사범대학의 교사양성 프로그램 간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증거도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단순한 교육론이나 교과교육론이 아니라 초등교육론과 초등교과교육론을 탐색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그것이 기존의 중고등교육론으로부터 제대로 벗어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초등교육론은 이제 막 출범한 미개척지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그것의 성패는 지금 당장의 판단대상일 수가 없다. 현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비록 초보적인 연구성과라고 하더라도 초등교육론 분야의 연구들을 격려하고 개선을 위한 조언을 제공함과 동시에 초등교육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이 때 초등교육론의 방향과 관련하여 우리가 경계해야 될 점이 있다. 그것은 기존의 교육론이나 교과교육론을 아동을 위한 것으로 또는 초등학교를 위한 것으로 적절히 번역해 놓기만 하면 초등교육론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다. 이를 통해서는 초등교육론이 중등교육론과는 다른 독자적인 논의영역으로 정립될 수 없으며, 교육대학이 사범대학의 그것과는 구분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기관으로 성립될 수도 없다. 형편이 이렇게 되면, 언제든 전자는 후자로 환원(還元)되거나 통합되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만약 초등교육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초등교육에고 그러한 학습하고 시험하면서 자신에게 잠재된 가능성의 방향을 확인하는 교육이 대한 이론적인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 우리는 초등교육과 관련된 상식이나 일반적인 통념, 검토되지 않은 학문적 전제 등을 배제하고 새롭게, 어쩌면 처음부터 다시 초등교육의 본질과 의미를 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느 정도라도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그러한 초등교육을 발전시키는 데에 필요한 사변적이거나 경험적인 다양한 연구들과 실험, 교과교육의 방법과 평가의 원리, 초등교육을 위한 제도의 요건과 운영의 방식, 초등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초등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질문하고 그 본질과 의의를 분명히 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이 논의에서 우리는 초등교육을 학습의 가치를 알고를 추구하면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형성하는 교육, 그리의 역량을 다양한 교과, 즉 학습의 소재(素材)에 적용하고 시험하면서 자신에게 잠재된 가능성의 방향을 확인하는 교육이라고 이해하였다. 이러한 이해가 맞다면 당장 우리가 할 일은 중등교육의 그것과는 구분되는 초등교육에 적합한 교육과정의 원리, 교수학습의 방법, 교육적 성장의 평가 원리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중등교육의 그것을 차용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초등교육의 교육과정과교육방법, 교육평가 등이 가능하지 않다. 초등교육과 마찬가지로 중등교육도 심각한 정체 혼미 상태에 빠져 있으며, 중등교육의 고유한운영 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는 더욱 그러하다.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한 가지 덧붙일 필요가 있는 것은 우리가 초등교육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가운데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배제했던 초등교육에 대한 기존의 생각들을 완전히 폐기해야 되는 것은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그것들은 초등교육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에있어 의심스러운 전제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초등교육이란 무엇인가가 재정립된 뒤에는 다시 초등교육의 의미와 구체적인 모습을 형성하는 데에 일정 부분 참여할 수가 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도달한 초등교육의 새로운 지평 위에서 초등교육과 관련하여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 작도(作圖)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습자가 아동이라는 사실이 초등교육의 본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초등학교교육을 생각하는 경우에는 상당 부분 이를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다.20) 아마도 이런 작업까지가 수행되어야초등교육의 본질적인 모습이 조금이라도 더 선명해질 것이다. 초등교육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우리에게 이는 향후 남겨진 과제에 속하며, 정확히 말하면 여기서 우리가 수행한 초등교육의 개념 재정립이 초보적인 모색의 산물일 뿐이라는 점에서 언제 착수할 수 있을지를 분명히 말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그 만큼 '초등교육이란 무엇인가'는 결코 쉬운 질문이 아니며, 수많은 후속 논의들이 끊임없이 이어질 때 해답이 도출될 수 있는 중요한 학문적 주제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여기서 우리가 논의한 것은 초등교육의 개념 정립을 위한 하나의 시론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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