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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보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by 모든 정보 제공 2022. 10. 9.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초등교육을 규정하는 방식 가운데 또 다른 대표적인 것은 초등학교라는 특정한 제도적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곧 초등교육이라 보는 간편한 사고를 들 수가 있다. 초등학교 이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유아교육이며 초등교육은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중학교부터는 중등교육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초등교육이란 초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이 6년이라는 제도적인 교육기간 동안 받게 되는 모든 종류의 교육 또는 초등학교에서의 생활과 관련된 일체의 교육적 작용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제도 그러나 제도란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특정한 삶의 형태와 행위의 방식을 효율화하고 관리한다는 취지에서 형성된 우인성의 산물이다. 그것이 우연적인 것이라는 사실은 하나의 제도가 불변적으로 존속하기보다는 여건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변모되는 가변적인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장 알 수가 있다. 본질을 우연에 근거하여 파악하거나 규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우연적인 사실은 본질적인 모습에 비추어 평가되고 개선되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지 그것이 본질을 결정하는 준거일 수는 없다. 유아원에 다니는 원생들 가운데도 그들의 능력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유아원에서 제공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이유로 그 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 습득해야 하는 어떤 것을 결여하고 있을 경우 이를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라도 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들이 재학하고 있는 교육기관이 초등학교가 아니라는 이유 로그들 학습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 된다. 유아원생이나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이 유아원이나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에서 받는 초등교육을 그것이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 어초 등교육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그들의 능력을 고려하여 높은 수준의 교과지식을 제공해야 될 수도 있다. 초등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영재교육은 중등 수준 이상의 교과지식을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그들이 받는 교육을 그들이 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를 들어 초등교육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초등교육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중등교육으로 그리고 대학교 이상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고등교육으로 규정하는 생각은 너무도 상식적이다. 그러한 상식이 교육을 설명하는 틀로는 전혀 타당하지 못하다는 점은 이러한 사실을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나 독일어 등을 배운다. 이는 분명 중등교육에 해당한다. 그러나 제2외국어를 대학에 들어가서 배울 수도 있다. 대학에서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배운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나 교수학습의 방식은 고등학교에서의 그것과 완전히 같다. 차이가 있다면 한쪽은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다른 쪽은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대학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들어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 교육과 완전히 같은 교육을 중등교육이 아니라 고등교육이라 불러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만다. 그러면 제2외국어 교육으로서 프랑스어 교육이나 독일어 교육은 중등교육인가? 여기서 또 하나의 희극이 연출되고 만다. 프랑스나 독일의 아이들도 모국어로서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배운다. 그 아이들은 우리가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배우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우리와 유사한 방법으로 배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것을 초등학교에서 학습하며 이 점에서 그것은 초등교육에 해당한다. 프랑스어 교육이나 독일어 교육은 도대체 초등교육인가. 중등교육인가 아니면 고등교육인가? 모국어 교육이냐 제2외국어 교육이냐 하는 차이점을 제외하면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방법으로 가르치고 배우고 있으며 이 점에서 그것은 동일한 형태의 교육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에는 이를 초등교육으로 또 어떤 경우에는 중등교육으로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고등교육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하면 그러한 식으로 교육을 구분하는 사고방식은 우리가 신뢰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자유로운 변경을 통하여 우리는 초등학교라는 임의적인 제도가 초등교육의 본질을 규정하는 요소는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초등학교는 초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보조하는 임의적이며 제도적인 장치일 뿐 그것이 초등교육의 성격과 의미를 규정할 수는 없다. 정확히 말하면 그 반대로 초등교육의 개념이 초등학교의 제도적 됨됨이와 운영의 방식을 규정하는 편이 옳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초등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데에 있어 초등학교라는 요인을 완전히 배제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초등학교라는 요소는 초등교육의 본질이 해명된 뒤에 그것을 감싸는 제도로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것 자체가 초등교육의 본질로 간주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초등학교라는 요인을 일단 괄호 속에 집어넣고 이 초등교육의 본질 그 자체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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